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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수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2003





틀렸어! 그건 그래서 가장 힘든 <야구>야. 이 <프로의 세계>에서 가장 하기 힘든 <야구>인 것이지. 왜? 이 세계는 언제나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야. 어이, 잘 하는데.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데? 누군 이번에 어떤 팀으로 옮겨갔대. 연봉이 얼마래. 열심히 해. 넌 연봉이 얼마지? 아냐, 넌 할 수 있어. 그걸 놓치다니! 방출된 사람들이 뭘 하며 사는지 아니? 넌 주무기가 뭐야? 도루해, 도루! 이봐, 팀을 위해 사생활을 포기하는 건 당연하잖아! 밤중에 연습이라, 보기 좋은데! 다음달까지 타율을 2푼만 끌어올린다. 왜, 그것도 힘들 것 같아? 좋아, 잘하고 있어. 넌 어디 출신이야? 더 열심히 해! 오늘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 지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뛰어! 하나 둘 셋 넷 둘 둘 셋 넷. 이봐, 뭘 생각해? 생각할 시간 있으면 뛰어 병신아! 훈련 시간에 늦지 마. 연봉이 아깝다, 연봉이 아까워. 이봐,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돼? 네가 그러고도 프로야? 응? 너 이 세계가 얼마나 냉정한지 모르지? 너 이 바닥이 얼마나 좁은지 모르지? 맛 좀 볼래? 한눈팔지 마! 언제 공이 올지 모르잖아! 몸을 날려! 날리란 말이야! 이봐, 기왕이면 멋지게 살아야지. 안 그래? 이 악물고 해봐. 뭐? 맘대로 해. 너 아님 뛸 선수가 없을 거 같아? 줄을 섰어! 줄을!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야. 넌 우리 팀의 대들보다. 이봐, 신문에 뭐라고 났는지 알아? 기본이 안 돼 있어, 기본이! 잘했어, 그러나 팀 기여도를 생각하면 생각처럼 좋은 성적은 아닌 것 같은데. 자네 생각은? 힘들어? 힘들면 나가! 둘러봐, 다들 똑같은 조건에서 너보다 더 열심히, 잘하고 있잖아! 그게 힘들어? 힘든 걸 이겨내는 게 프로야! 좋아, 열심히 해. 누구에게나 슬럼프는 있지. 몸이 힘들면 정신력으로 이겨내! 올해 목표도 우승이다. 다들 알지? 하나 둘 셋 넷 둘 둘 셋 넷, 어이, 체인지 업만으로는 이제 안 된다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응? 세상 돌아가는 게 눈에 안 보여? 응?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던져! 잡아! 뛰어! 쳐! 빨리, 빨리 달려! 라고 하는데, 그 속에서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를 견지한다는 것은 실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