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우선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를 잠시 불러내 보자. 93년 버브 1집 「A Storm In Heaven」의 클럽 투어 시절 오프닝 밴드였으나「Definitely Maybe」로 일약 영국의 국민 밴드로 먼저 '떠버린' 오아시스의 그 성깔 대단하고 입 더러운 수괴, 노엘 갤러거는 그 후에도 버브와 놀랍게도 곡절 없이 순탄한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이에 대해선 관점에 따라 "뭐는 뭐끼리 논다" 혹은 "인물은 인물을 알아본다"등의 해석이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기질적인, 그리고 북부 출신 촌뜨기라는 토질적은 유대감 탓이 아닐는지). 노엘 갤러거가 리차드 애쉬크로프트에게 바친 헌사로 유명한 이 곡은 두 밴드의 연결점이 동일한 프로듀서 (「A Nothern Soul」의 오웬 모리스), 브라이언 캐넌, 마이클 스펜서 존스의 콤비 플레이에 의한 앨범 재킷, 곡 타이틀 재활용(버브 1집의 <Slide Away>는 오아시스 1집에 다시 나타난다), 그리고 투어중 리차드와 노엘의 스웨덴 교회 새벽 침입 사건뿐만이 아니었다는 증거로서, 영국 씬에서 리차드의 퍼스낼러티가 차지하고 있던 독특한 존재감을 가감없이 진술하고 있다. '사랑과 인생'이라는 혹사 끝에 낡아빠진, 그래서 잘못 사용하면 민망하도록 촌스러운 명사가 이렇게 딱 들어맞는 예는 찾기 힘들며, 가사지 표기와는 달리, 그 느낌은 그야말로 대문자의 'Love and Life'의 그것이다. 한편 이에 대한 주인공의 반응은 비록 자신이 무슨 "뱀파이어"처럼 그려졌다고 웃으면서도 "감동했다. 이곡은 강인한 동시에 더럽게 연약한 누군가에 대한 곡"이라는 기꺼운 찬동이었다.

Cast No Shadow
(by Oasis, from「(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이봐들, 내 생각 한 번 들어 봐
그가 뭘 갖고 있는지 알아내려 애쓰고 있는 거기 당신,
그는 사랑과 인생의 대로를 걷고 있어
어떻게든 버텨내면서

그 자신 말하려 했던 그 모든 말들의 무게에 묶여
한번도 말하려 하지 않았던 장소들에 속박되어
애써 내뱉었던 말들의 그 모든 무게에 짓눌려
그리하여 태양을 바라보는 그는 그림자가 없어

그들이 그의 영혼을 빼앗으며 자부심을 도둑질했지
그의 영혼을 앗아간 그들, 자부심을 훔쳐갔어
그들은 영혼을 빼앗아가면서 그의 자부심도 훔쳤어

자, 궁금했던 사람들 내 얘길 들어봐
그가 도대체 뭘 가지고 있는 걸까 알아내려는 사람들
그가 걷는 길은 사랑과 인생의 너른 대로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지

애써 말했던 그 모든 단어들의 그 모든 무게에 묶여
전혀 말하길 원치 않았던 그 모든 장소들에 속박되어
말하려 했던 그 모든 말들의 무게에 치어

그리하여 태양을 똑바로 바라보는 그는, 그림자가 없다

Chapter 1:
단발머리 찰랑이는 영국 북부 랭카스터, 위건(Wigan)출신 네 젊은이-리차드와 닉, 그리고 베이시스트 사이먼 존스(Simon Jones), 드러머 피트 샐리스베리(Pete Salisbury)-로 구성된 밴드 버브(Verve, 아직 대 재즈 레이블 버브가 딴지를 걸기 전이다)의 첫 앨범「A Storm In Heaven」은 가라앉은 핑크 플로이드의 태양을 지평에 떠오르게 하는 거대한 시대착오의 것이었다. 소용돌이치며 쏟아져 내리는 기타, 굽이치는 멜로디를 헤집는 샤면적인 보컬이 낳은 이 몽환적인 사이키델릭 사운드는 심령 실험에 대한 언급, "정신을 잘 갈고 닦으면 날 수도 있다"는 발언 등으로 단박에 'Mad Richard'라고 명명된 프론트맨이 상징하는 당시 다소 우스꽝스럽게 부풀려진 밴드의 이미지에 누구도 비웃지 못할 튼실한 토대를 받쳐주었다.
첫 앨범의 첫 곡인 <Star Soul>에서 세상을 향해 자신들의 존재를 소리쳐 알리는 리차드 애쉬크로프트 이하 네 청년의 시선은 단연, 당시 창궐한 슈게이징(shoegazing) 씬의 다른 이들과 달리 신발이 아닌 별을 향해 있으며 이 당돌한 첫 대면은 "다음 번에 보자, 잘 지내"라는 살뜰한 작별인사의 마지막 곡 <See You In The Next One (Have A Good Time)>으로 마무리된다(그리고, 그 한 구절 "너와 나 다시 만나기 전에 아마 평생이 흐를 지도 몰라"는 설마, 모두를 탈진시켰던 약물과 광기의 시간, 2집 작업 과정을 예시한 것은 아니었겠지).

Star Sail

안녕, 나야, 나라니까
소리치는 내게 당신이 보여
이봐, 나야, 소리지르고 또 지르고 있어
당신 거기 있어?

이봐, 나야, 내가 왔어
나 당신에게 닿고 싶어
바로 나야, 별 위에 앉아서 돌을 던지고 있어
당신네 뒤죽박죽 세상에다

스무 해 동안 맴돌았었지
그 동안 난 그 모든 화재와 그 모든 거짓말쟁이들을 보았어
나는 이십 년 동안 집에 전화를 해댔지
그리고 그러는 동안 내게 되돌아오는 고함소릴 들었어
그 간에, 너는 역사를 만들고 있었지

불이 난 걸 볼 수 있어
나는 불길을 되돌려 던져줄 테다

The Long And Winding Road
1집은 당연히 기대했던 대중의 환호를 받지 못했고, 버브의 2집「A Nothern Soul」이 도착한 95년은 오아시스, 블러를 중심으로 재편된 브릿팝의 세상이었으며, 이(근거 결코 없지 않은) 자신감으로 가득 찬 밴드는 다시 한번 세상과 불화를 빚고 만다. 하나, 리차드가 무엇보다 중시하는 'soul' 을 내세운 앨범 제목부터, '새로운 10년', '이것이 음악이다', '역사', '인생은 대양' 기타 등등 도대체 날렵한 재기와는 거리가 먼 거만한 제목들이 선언하는 바는 레드 제플린, 훵키델릭과 비견되는 이 시기 밴드의 기나

긴 황홀경, 거대한 증폭 확장의 기타사운드와 정확히 조응한다. 한편, <On Your Own>의 팝 감각이 차트에서 소소하나마 대접을 받고, 무엇보다 현으로 무장한 <History>는 바로 <Bitter Sweet Symphony>를 예비하는 승리를 이미 거두고 있다. 그러나 엑스터시와 극도의 긴장, 사고로 얼룩진 녹음 과정의 그림자가 길었던 탓인가, 밴드 내부는 황폐해졌고 리차드는 앨범 발매 석 달 만에 밴드를 떠나버리고 밀았다.
단호한 자존 선언 <This Is Music>, 94년 노엘 갤러거가 미국 투어 도중 오아시스를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쓴 공유된 이방인 의식의 발현 <A Northern Soul>, 그리고 역사와 철학을 공부하다 음악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을 때려치운 바 있었던 리차드, 데뷔 직후부터 끊임없이 역사를 의식하고 있던 그가 내린 중간 결론, <History> 이 세 곡의 가사를 모았다.

This Is Music

나는 비난당하며 서있다
그 죄목은 당신도 마찬가지,
으리으리한 집에 태어나지 못했다는 것
언덕 꼭대기에 서 있지
저 아래는 내가 발견되었던 내 동네가

나는 너무 오래 쳐 박혀 있었다
내 방구석 침대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어
소지품을 챙겨 이제 난 떠난다
세상이 날 어떻게 받아들일까?

내 자신을 발견하는 것 힘들었지
하지만 이제, 불빛이 보인다
만약 사랑이 약이라면
난 그런것 필요 없어

나는 너무 오래 쳐 박혀 있었다
방구석 침대에서 너무 오래 빈둥거렸다
자 이제 내 노래를 들을 때가 왔다
당신은 어떻게 받아들일거지?

나는 너무 오래 쳐 박혀 있었다 (되풀이)

우리 인생은 할 것도 많아
내 마음속에는 활짝 열린 문이 있다
들어 와 들어 와 줘

예수님 나를 구해준 적 없었다
그 양반 너도 구해주지 않아, 너도 알다시피
내 부츠 뒤에 붙어 있는 작은 스티커
이것이 음악이다

내 자신을 찾는 거 힘들었다, 힘들었어
정말 다시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이제야 내 눈에 밝게 비치는 불빛이 보인다
만약 사랑이 마약이라면 그건 내 것은 아냐
그래 음악은 내 인생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랑
나는 이 예쁘고 어린것과 함께 미끄러져 나아갈 것이다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우리 바닥에 닿을 때까지
내 영혼의 밑바닥에... 이것이 음악이다

A Northern Soul

이것은 한 북부 사람의 이야기
집에 돌아갈 길을 찾으려 두리번거리는
그는 그 뻔한 길로 왔지
당신은 부모도 모르는 그 길을 알고 있다























당신이 날 아는지 보고 싶어

난 셋방에서 태어났고
내 어머니 꽃도 받지 못하셨다
아빠가 날 인정하지 않았거든, 당신은?

내 안의 뭔가가 날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난 돌아갈 것 같지 않아
그러니 이리 와 여기 내 안으로와
그걸 널리 퍼트려 보자

너의 가루약과 알약올 내게 줘
그게 내 아픔을 치유해줄지 알고 싶으니
사랑과 헌신, 그런데 바칠 시간 없어
그런 구식 치료약에 줄 시간이 없다

당신이 나를 아는지 보고 싶어
내 눈을 들여다봐
난 너에게 무수한 거짓말을 하고서는
널 내보낼거야 저 밤속으로
난 내 속의 뭔가로 인해 살아 있다
그런데 그걸 내 밖으로 끄집어낼 수 없을 것 같아...

난 침대에서 홀로 죽을 거다 (되풀이)

이것은 어느 북부인의 이야기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고 있지
내 친구 말하길, "내 안으로 들어와
너의 스피커는 진실을 말하고 있어
꺾이지 말고 너의 방으로 사운드의 강을 타고 와"

이것은 어느 북부 사람의 이야기,
그는 집에 갈 길을 찾아 헤매고 있다

그가 본다면 내가 알게될 것이라는 걸 알아...

여기 저 아래 거리에선 싸움이 났다
저 아래 거리에 싸움이 붙은걸 알아
하지만 난 상관 안해 난 북부인이니까






















그리고 난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아 헤매고 있어

살아있기도 너무 바빠 (되풀이)

거짓말을 살기에 너무 바빠, 내 인생을 살기도 너무 바빠
살아남기도 너무 바빠

History

나는 외로운 거리를 방황한다
거리 뒤로는 저 템즈 강이 흘러가고
그리고 만나는 얼굴마다
내가 무엇을 버리고 도망쳤는지 일깨워준다

사람들을 만나고 손을 잡고
키스하면서 당신은 알게 된다
그런 인생이란 다른 이들을 위한 것이란걸
네가 정말 깨닫길 바라고 있어

당신에게 내 얘기를 해줘야겠지
내가 어떻게 사랑했고 또 어떻게 실패했는지
당신은 이해해 주겠지
사람이란 이런 느낌들을 가져선 안된다는 거

아이들마다 그 눈마다
내 머리 위 그 모든 하늘마다
나는 깨닫고 있어

그러니 나와 잠자리에 들자
왜냐하면 너와 나, 우리가 바로 역사이니까
더 이상 할 말은 남아 있지 않아
내가 너하고 단 둘이 있을때면

방을 하나 얻을 수도 있을 거야
거기서 우리가 뭘 해야 할지 알 수 있을 테지
아마 넌 이게 맞는 말이란걸 알고 있을 거야

나와 함께 사는 건 바보를 키우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걸

사람들마다 악수할 때마다
키스할 때마다 넌 알게 되지
그런 인생은 다른 이들의 것이야
너는 알겠지 나는 나라는 걸, 그러니 날 좀 봐
나는 역사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나는 역사를 위해 살고 있고
그리고 네가 나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지
왜냐하면 나는 바로

있지, 하나 더하기 하나는 그냥 둘이야
하지만 셋은 단체가 되지
네가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할 때면
그러면 넌 네가 하는 일을 생각하고 있는 거지
너에게 내 얘기를 하고 싶어
내가 어떻게 사랑에 빠져 보석금을 물고 뛰쳐나왔는지
너는 이해하겠지 미소 하나에 내민 손 하나에
그 모든 하늘, 그 모든 키스보다 더한 것이 있다는 걸
내가 뭔가 빠뜨린 게 하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왜 지금
이젠 네 것이 된 장소로 가려는 걸까
하지만 너는 약했고 나도 그랬지
좀 기운을 내자, 한번 노력이라도 해보자
오늘을 사는 걸 말야, 그래 웃어보면 어때
네 인생을 꿈꾸며 날려보내지 말아 왜냐면 그건 내 것이니까
그건 범죄일까 (반복) 이 인생은 내 거야
잠자리는 어질러져 있지만 그래도 그건 희망으로 가득 차 있어
나는 한 줌의 약을 갖고 있어
나는 한 꺼풀의 약을 갖고 있어


They Are History Now
그리고, 영광의 <Bitter Sweet Symphony>, 그 뒤를 이어 이 장엄한 소교향곡의 광휘에도 질리지 않는 풍요롭고 다채로우면서도 그 무엇보다 버브다운 앨범「Urban? Hymns」. 97 년, 드디어 대중과 세상이 그들을 따라잡았다고 혹자는 말할지도 모르겠다, 혹은 밴드가 드디어 스스로 발한 거창한 비전을 따라잡았다고도. 비록 그 97년의 송가가 곡 전체에 깔린 롤링 스톤즈의 <The Last Time>의 현악 섹션 네 소절의 샘플링 때문에 크레딧을 믹 재거, 키스 리차드와 나누며 수익은 100% 고스란히 넘겨줘야 했지만, <Sonnet>의 순전한 아름다움, <The Rolling People>의 묵시록, <The Drugs Don't Work>의 절절한 연가, 리차드의 무대 구호로 장식된 <Come On>의 다시 없이 적절한 코다 등 차례로 등장하는 절정부를 관통하는 격렬한 서정성과 흠잡을데 없는 음악적 터치는 그 해 등장한 영국 기타 앨범들을 저만치 뒤로하며 (라디오헤드의「 OK

Computer를 잠시 잊는다면) 그야말로 '미친 리차드' 시절 애쉬크로프트의 호언장담대로 버브의 자리를 역사에 마련하고 (우리 언론의 냄비근성을 압도하는 영국 음악 저널의 큰소리에 따르면) 아예 그 다음 페이지 까지 통째로 넘겨줄 듯했다. 이제 와보니, 앨범 세 장이면 버브는 역사에 남을 것이라는 예언은 과잉 실현된 감마저 있지만. [싱얼롱 타임을 위해 <Bitter Sweet Symphony> 의 원래 가사도 실었다]

Bitter Sweet Symphony

'Cause it's a bittersweet symphony that's life
Trying to make ends meet, you're a slave to the money then you die.
I'll take you down the only road I've ever been down
You know the one that takes you to the places where all the veins meet, yeah.

No change, I can change, I can change, I can change,
but I'm here in my mold , I am here in my mold.
But I'm a million different people from one day to the next
I can't change my mold, no, no, no, no, no

Well, I've never prayed,
But tonight I'm on my knees, yeah
I need to hear some sounds that recognize the pain in me, yeah
I let the melody shine, let it cleanse my mind , I feel free now.
But the airwaves are clean and there's nobody singing to me now.

No change, I can change, I can change, I can change,
but I'm here in my mold , I am here with my mold
And I'm a million different people from one day to the next
I can't change my mold, no, no, no, no, no

Hhave you ever been down?
I can change, I can change...

Sex and violence melody and silence
(I'll take you down the only road I've ever been down)

왜냐하변 인생이란 건 쓰고도 달콤한 교향곡이니까
먹고살기 급급하며 너는 돈에 매여 살다 죽지
내가 널 데려가 주겠어, 내가 가봤던 유일한 길로
그 길은 말이지, 모든 핏줄이 만나는 그 장소로 널 데려갈거야

변화는 없어, 하지만 난 변화시킬 수 있어, 난 바꿀 수 있어, 난 바뀔 수있어
하지만 나는 여기 어쩔 수 없는 나, 나는 그대로의 나.

하지만 나는 하루하루 수없이 달라지는 인간이야
나는 내가 생겨먹은 걸 바꿀 수 없어,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절대

한번도 기도 같은거 해 본적 없었어
하지만 오늘밤 나는 무릎을 꿇고 있어
내 안의 고통을 알아봐 주는 음악을 들어야만 해
멜로디가 퍼져 나가 내 마음을 정화시키게, 그래서 자유를 느끼도록
하지만 방송은 나오지 않아, 아무도 내게 노래해주는 이 없어
변하지 않아, 나는 바꿀 수 있어, 난 변화시킬 수 있어, 나는 변할 수 있어
하지만 난 생겨먹은 그대로의 나, 여기 나는 원래의 나
그리고 나는 하루하루 변화하는 수백만의 다른 인간인 걸
나는 내 기질을 바꿀 수 없어, 절대, 절대, 절대, 절대, 안돼

너 한번 가라앉아 본 적 있어?
난 바꿀 수 있어, 난 바뀔 수 있어...

섹스와 폭력 멜로디와 고요
(너를 데려갈 거야 내가 가 본 적 있는 유일한 길로)

 

Come On

나 기분이 가라앉은 것 같아
집에 가는 길에 전화박스에서 신을 만나 얘길 걸었어
너에게 내 대답을 말해주었지
네 자동응답기에 내 꿈들을 남겨놓았잖아

이리 와
네 안의 영혼을 풀어놓아
발견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아
나의 사운드에 몸을 맡겨
그 기운이 너를 움직이도록 놔둬
그 파도가 높게 일어나
너를 휩쓸도록 해
우리 사운드를 부정 하는 이 만난 적 없어

나 미쳐가는 것 같아
의사에게 전화했지 내 고통을 덜게 하려고
작은 알약 하나 처방하더군
그냥 작은 사치품
오늘 하루 버틸 수 있게 도와주겠지

이리 와
네 안의 영혼을 풀어놔 줘
숨어서 기다리지 말아
우리 사운드에 몸을 맡겨
그 기운이 너를 움직이게 해
파도 일어나
너를 덮치도록 놔둬
우리 사운드 부인하는 이 아무도 없었어

이리 와 (되풀이)

인생은 하나 뿐이야
인생은 한번 뿐이야
그것을 풀어 놔 (되풀이)
This is a big... fuch you!
This is a big... fuch you!
Come On!

간사한 귀는 험난한 곡절을 다 딛고 드디어 제 가치를 인정받은 밴드의 카타르시스 가득한 외침으로만 들렸던 이 리쳐드 애쉬크로프트의 마지막 부르짖음에서 이젠 통쾌함 대신 아이러니를 듣고 제멋에 겨워 아쉬움을 덧붙인다.
이제 와 보면 <Bitter Sweet Symphony> 뮤직 비디오가 절묘하게 잡아낸 리차드의 유아독존적인 진군, 그리고 그 부풀려진 에고에 걸맞는 언론과 대중의 떠받듦은 간신히 봉합된 밴드 내부의 이음매를 굳히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 같다 (지난 번 해산상황과 달리 애쉬크로프트 옆에 남은 것이 드러머 하나라는 사실도 영 심상치 않고). 어쨌든 현재로서 버브는 끝났다.
'헤쳐 모여' 한 멤버들의 솔로 작업 결과는 아직 미래에 있으니 (리차드의 나아 갈 길이라면 그가 3집 이전, 솔로 앨범을 준비했을 때 혼자 써둔 곡들인 <Sonnet>, 그리고 <Come On>을 제외한 <Space And Time>이후 3집 후반부의 소박하게 빛나는 곡들에서 조금쯤 엿볼 수 있겠지만), 내뿜는 빛과 열기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 화려하게 폭발해버린 별 하나의 역사는 여기에서 접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