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혁의 기치가 내려졌던 적은 단 한번도 지구상에 존재 하지 않는다. 이것은 분규나 소요의 개념, 혹은 불평분자 들이나 음모론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체제의 존재 방식이 인간 조건을 결정지으며 권력과 빈부의 문제 (우 리 나라와 IMF의 관계를 보라), 사회 통념과 가치관의 문제, 주류와 비주류의 문제가 끊임없이 대두되는데 어찌 혁명과 변화를 꿈꾸는 자들이 없을 수 있겠는가. 영국의 리즈로부터 온 8인조 첨바왐바는 싸워서 이기지 못할 바 에 차라리 전복의 방법론을 택하고자 하는 강경한 전사 들이다. 스스로를 무정부주의자라고 부르는 이들의 방법 론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선동가(爛動歌) 이다. 이들 이 선동하는 것은 서로 다른 의견들이 개진되는 장의 보 장이며, 인간성의 회복이며, 모든 분쟁과 미움의 종식이 며, 평화와 사랑이다. 물론 이것은 음악을 비롯한 모든 예술 장르가, 또는 비단 예술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 그 자 체가 노래하고 부르짖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동이라는 말을 생략하기로 하자. 첨바왐바는 (우리) 모두가 인정하는 대전제에 대해 독자적인 전술을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하자. 여기서는 디스코그래피를 통해 첨바왐바의 음악적 흐름을 살펴 본다기 보다는 (첨 바왐바의 의도대로) 그들이 시대의 컨텍스트를 음악으로 제기한 방법을 살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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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트
(The Threat)와 패션 킬러 (Passion Killer) 를 거친 두 멤버 해리 해머와 마비스 딜런과 합쳐 8인조의
진용을 갖추었다 (첨바왐바와 쓰레트의 만남은 무정부주의 펑크 크래스(Crass)의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비롯된다). 당시는
포클랜드 전쟁이 한창이었고, 대처 시대의 논리와 이에 수반되어 확산된 무정부주의가 병행되던 시기였다 (이 당시에 등장한 켄
로치나 마이크 리의 텔레비전 영화들을 보라. 하층계급 청년들에게는 록커가 되거나 축구선수가 되지 않는다면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 시기였다. 또한 컬처 클럽과 같은 '미 -제너레이션 Me-Generation, 의 뉴 웨이브 밴드가 발흥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첨바왐바는 리즈의 한 집에 모여살면서 자신들만의 꼬뮌을 건설하였고, 저항과 변혁의 개념으로 펑크를 받아들이고 클래쉬와
진 빈센트의 노래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커버하였다. 이들은 펑크의 DIY 정신을 방법론으로 선택하였다. 84년에 시작된 대대적인 광산 파업은 첨바왐바의 본격적 인 활동의 시작이다. 암리 (Armley) 지역의 사회주의자들 과 연대를 이룬 첨바왐바는 직접 거리로 나가 피켓을 들 고 데모를 했으며, 광산 노동자 기금을 위해 세 곡의 노 래가 들어 있는 카세트 테입을 제작하였고, 84년의 겨울 내내 광산 노동자들의 아이들을 위한 판토마임 공연을 펼쳤다. 85년에 자신들의 레이블 애짓 -프롭 (Agit-Prop, agitate propaganda)을 세우고, 첫 번째 싱글 < Revolution>을 발매한다. 크래스의 후예다운 펑크 에토스에 '모든 역사 책은 혁명으로 시작해서 굴복으로 끝난다'고 노래하는 이 싱글은 BBC 라디오1 의 존 필 세션의 연말 결산에서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구에 회자되었다. 첨바왐바는 86년에 샌프란시스코 그룹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 (A State Of Mmd) 와 함께, 레이건과 대처에 대한 반기를 표명하는 싱글 <We Are The World>를 제작했고, 호모포비아적인 정부 정책을 논한 <Smash Clause 28> 싱글을 발표했다. 그리고 경 찰들은 첨바왐바의 꼬뮌 (그들의 집) 을 기습하며 '이 과격한' 사회주의자들의 소지품을 검열했다. 이것은 후일 또다시 반복되는데 80년대 후반에도 첨바왐바의 꼬뮌은 수색당하고 감시당한다. |
 Pictures Of Starving Children Sell Records : Starvation, Charity And Rock'N'Roll - Lies And Tradition (86) 86년 밥 첼도프는 아프리카 기아구제를 목적으로 라이브 에이드를 기획한다. 폴 맥카트니, 데이빗 보위, (故) 프레디 머큐리에 이르는 영국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이 자선 공연 행사와 앨범 발매 이후 첨바왐바는 '反 라이브 에이드'의 기치를 걸고 첫번째 앨범 Pictures Of Starving Children Sell Records를 내 놓는다. 첨바왐바가 재고를 요청한 것은 어떤 상황인가? (대체 아프리카 지역에서 기아가 발생하게 된 근본 이유는 무엇인가? 끊임없는 내전을 이끌어내었던 무기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유럽 열강이 속국으로 아프리카를 여기던 때와 지금의 변별점은 무엇인가? 여기에 자선이라는 명분으로 개입한 록큰롤의 뮤직 비즈니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굶주리지 않는 아프리카였는가?) 라이브 에이드에 참가한 뮤지션들을 한 명씩 불러 내면서 정면공격을 감행한 <How To Get Your Band On Television>에서 니카라과의 콘트라 반군을 지원한 미국을 거론하면서 제국주의적 논리를 비판하는 <An Interlude: Beginning To Take It Back>에 이르기까지 첨바왐바는 자신들의 논리를 인용과 상황 설명으로 가득한 부클릿에 채워넣었다. 이들은 펑크의 DIY 로부터 가져온 공식을 적용하여, 민속 음악을 비롯하여 가스펠, 팝, 하드 록의 리프까지 망라하면서 (이들은 기타, 드럼, 퍼커션, 트럼펫, 키보드, 각종 현악기를 연주한다) 멜로디컬한 요소와 효과적인 나레이션을 이끌 어내는 독자적인 애짓-팝 (agit-pop)을 선보인다. 첨바왐바는 멤버 전원이 보컬에 참가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음색과 보컬을 선보이는데, 전면에 드러나는 것은  비장함이
아니라 행진곡풍의 경쾌함과 서정성이다. 첨바왐바는 자신들의 문제 의식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서 당대의 주류가 되는 음 악적
방법론을 차용하는 방식을 택한다. 이 앨범에는 샤우팅부터 발라드적인 요소까지, 가스펠에서 펑크까지 고루 포함되어 있다.Never Mind The Ba11ots... Here's The Rest Of Your Lives (87) 파업 노동자들과 죄수들, 게이 단체들을 위한 콘서트부터 반 프리메이슨 콘서트 등 계속 라이브를 해나가던 첨바왐바는 87년 두번째 앨범 Never Mind The Ballots... Here's The Rest Of Your Lives를 발표한다. 당해의 총선에 대해 어느 당이든 지배자의 논리와 열강의 논리에 충실한 상황에 대해, 어느 쪽에 투표를 하느냐의 문제는 투표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와 전혀 다를바 없다고 역설한다 ("우리는 투표에 기권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선거가 진짜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보기를 바라는 것이다” - |
Never Mind The Ballots... 의 부클릿). 록큰롤의 리듬과 펑크의 외침 사이에서 앨리스 너터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찬송하듯이 '그대여 함께 혁명을 해요' (<Come On Baby>) 라고 노래한다. 이 앨범은 전체가 총선과 투표에 관한 일관된 주제로 이루어진 컨셉트 앨범이다. (초기 2 장의 앨범은 First 2 Lps로 재발매되었다. 왼쪽 재킷 사진은 이 재발매판의 재킷이다.)
 Slap! (90) 첨바왐바는 음악적 전환기의 작품으로 Slap! 을 내놓는데 이 시기는 댄스 뮤직의 득세와 더불어 레이브 씬이 등장하여 많은 인기를 끌던 때이다. 첨바왐바는 샘플러를 활용하고 가라오케 스타일부터 라운지 뮤직 스타일, 전형적인 (춤추기 좋은) 록큰롤 비트를 도입한다. 이는 시대에 걸맞는 방법론을 채택하여 자신들의 발언이 효과적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첨바왐바의
생각으로부터 비롯한 것인데 당시 '첨바왐바는 더 이상 펑크 밴드가 아니다’라는 팬들의 논란이
있었다. 이 앨범은 첨바왐바의 적극적인 방법론 - '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다’와 대중들에게 익숙한 멜로디의 도용
(샘플러의 덕으로) 이 효과를 발하고 있는 앨범이다. 그래서 엘비스 프레슬리의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적군파 테러리스트 소녀인 울 |
